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




안경 (めがね,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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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 J. 젤린스키 <느리게 사는 즐거움>




미미한 스포일러



 느리게 산다는건 게으르게 산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오히려 제대로 느리게 살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내가 약 5년전? <느리게 사는 즐거움>이란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사실 사회에 나가는게 두려워 뭔가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러니 저걸 읽어도 저 책에 나와있는 "일을 최대한 안하는것"에만 관심이 있었지, '느리게 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는 알턱이 없었다.
 다행히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는 이제 SLOW LIFE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몸으로 깨닫게 되었지만, 요며칠 나의 정신상태는 언제 그런 마인드를 알았냐는듯 전혀 여유롭지도, 행복하지도, 부지런하지도 않았다. 현대인으로서, 도시 한가운데서, 늘 바빠죽겠는 사람들과 살면서 느리게 살기란 정말 힘든일이다. 의식하지 않으면 까먹고만다.
 이런 우리들을 위해 두편의 끝내주는 영화가 있었다니, 그것은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과 <안경>이다. 두 영화 모두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이야기와 장소는 다르다. 두 영화 중에 어느 것이 더 나은지 생각하는건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재미로 따지면 카모메 식당을 보면서 더 많이 웃은 것 같긴 하지만)
 <안경>에서 카세 료가 독일어로 나레이션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모든게 함축되어있는 구절이다. 근데 그 구절이 좀 길어서 전부 기억을 못해 아쉽다. 하지만 기분이 찌뿌둥할땐 또 봐줘야 할 영양제같은 영화이기에 다시 볼땐 메모를 해야겠다. 경쟁과 바쁨을 즐기며 사는 쪽이거나,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색을 즐기는 쪽이거나, 모두 초이스의 문제겠지만 나는 후자쪽을 무척 선호하는 편이기에 이 두편의 영화를 진정으로 즐겁게 미소지으며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내 기분까지 통째로 바뀐다는게 정말 흔한 일은 아닌데. 감동스럽다. 한마디로 개운하다.



* 사실 지금 영화 두개가 내 머릿속에 뒤섞여 들어있다.
 
* 지도를 펴고 콕 찍은 곳이 핀란드라 거기로 떠났다니, 세상에.. 그녀와 단짝친구가 되고싶어질 지경이었다.

* 손님을 끌기위해 이런저런 머리를 쓴다기보다 원래 팔고싶었던 주먹밥을 끈기있게 파는 모습,
 손님이 몰려들까봐 큰 간판을 피하고 코딱지만한 간판을 단 모습... 모두모두 TWO THUMS UP!!! :)

* 핀란드에 가나, 어딜가나 다 똑같애, 문제는 우리의 마음이다. 숲은 언제나 우리 마음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팥빙수를 먹으며 거기앉아 사색을 하나, 한강에서 음악을 들으며 사색을 하나, 다 똑같애, 역시 내 스스로가 "자유를 아느냐"가 중요한거다.

* 핀란드의 파란하늘과 오키나와(맞나?)의 그 바닷빛깔이 내 마음속에 담겨있다. 추운 겨울날의 이 두편의 영화는 정말 굿초이스였다.

* 그 바닷가 팥빙수가게의 꼬마여자손님이 생각난다. 어찌나 귀엽던지 :)

* 사실, 이 영화들을 보고 말을 너무 많이 하는것도 그닥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저 보고, 느끼고, 웃고, 기억하고.
만약 느낄 수 없다면 말고. 이런 삶을 이해못하는(혹은 안하려고하는) 사람에겐 백날 이야기를 해줘봐야 정말 모를테니. 

* <카모메 식당> 은 딱 한군데서 아직도 상영중이다 - 중앙시네마 (스폰지하우스). 난방이 잘 안되는 곳이라 발이 너무 시려웠다. -.-;;;

* <안경>은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봤다. 영화관은 역시 깨끗하고 따뜻하고 아늑한 곳이 최고. :)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총 약 15명 정도의 관객들이 큰 박수를 쳤다. 나도 같이 따라쳤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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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안경 (めがね, 2007) - 사색의 해변으로 놀러오세요

    Tracked from Different Tastes™ Ltd. 2007/12/06 08:16  delete

    ★★★★★ 72년생 일본의 여성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의 세번째 장편 <안경>이 개봉했다. 포스터가 또 희한하다. 안경 쓴 다섯 명이 해변가에서 이상한 동작의 체조를 하고 있다. 같은 감독의 전작 <카모메 식당>(2006)을 본 게 지난 10월 초. 여름의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을 거쳐 8월 2일에 정식 개봉했으니 두 달이나 늦게 본 셈이다. <카모메 식당>의 포스터는 정말 가관이었다. 오토포커스 카메라로 찍은 듯한 사진 속 호숫가에 아줌마 셋이 멀뚱하게..

  2. Subject: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2006) - 위대한 낙관의 힘으로 완성한 미래의 영화

    Tracked from Different Tastes™ Ltd. 2007/12/06 08:16  delete

    ★★★★★ 저녁 밥도 못먹고 상영 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극장으로 달려갈 때마다 '도대체 영화 한편에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리하여 보게 된 영화가 <카모메 식당> 같은 영화일 때에는 송이버섯을 손에 든 김혜자 씨처럼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 이 맛이야' 하게 됩니다. 정말 좋은 영화 한 편은 온갖 부귀영화도 부럽지가 않습니다. <카모메 식당>은 <녹차의 맛>(2003)에 비견될 만한 일종의..

  3. Subject: 안경 - 사색빙수 한 그릇 드실래요?

    Tracked from 잊지 않으려고 쓰는 이야기들 2007/12/06 09:40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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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Subject: 안경 めがね (2007)

    Tracked from lunamoth 4th 2008/01/13 20:48  delete

    2007.11.29 개봉 | 연소자 관람가 | 106분 | 드라마,코미디 | 일본 | 국외 | 씨네서울 | IMDb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바닷가에 자리 잡은 민박집, 하마다의 별칭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요양원, 재활원, 안식원? 어느 단어든 명징하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저 바람조차 쉬다 가는 곳, 하루 내내 꾸벅꾸벅 조는 듯한 봄 바다 곁에서 영원히 머물러 있을 것 같은 곳이 더 어울릴 따름입니다. 언젠가 술기운에 꿈꿨었던 "바다 곁에서"의...

  5. Subject: 안경 – 삶에 대한 조망

    Tracked from cultura scope 2008/07/04 09:18  delete

    Normal 0 0 2 false false false EN-US KO X-NONE 난 알고 있다, 자유가 무엇인지를: Mir ist bewusst, was Freiheit bedeutet. 오기가미 나오코의 두 번째 영화 &lt;안경&gt;은 중반부쯤 한 인물의 입을 통해 자유에 대한 꽤나 그럴싸한 몇 마디를 읊조린다. (그것도 독일어로) 남자의 독백이 흐르는 가운데 에메랄드 빛으로 가득한 바다와 바닷물의 끄트머리에 잔잔히 부서지는 하얀 파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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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echo 2007/12/06 02:0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카모메식당 3번째사진,.저 장면 저도 보면서 정말 너무 좋았던 장면인데~^^

    지도 콕 찝어 핀란드였던 그녀를 보며 저도 같은 생각을 했드랬어요,.
    정말 지친 심신을 제대로 달래줬던 영화에요,.
    저에게도,.^^v

    • BlogIcon 투모로우 2007/12/06 02:07  address  modify / delete

      시간내서 안경도 보러가세요. 몇시간 별로 안아까워요.
      며칠간의 그지같던 기분이 어느정도 날아가버릴정도쯤..? :)

  2. BlogIcon 신어지 2007/12/06 09: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영화가 뭐 이쯤되면 더이상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거죠.
    거의 영혼의 닭고기 수프나 암튼 뭐든 치유해주는 그런 수준.

    중앙시네마, 레깅스가 필요한 극장이죠. ㅋㅋ

  3. BlogIcon GoldSoul 2007/12/06 09: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중앙시네마랑 롯데 시네마 건대, 다 제가 애용하는 곳이예요. 반가워라.
    그저 느끼고 웃고 기억하고. 이 말에 동조하는 바입니다. :)
    시간 내서 강변을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한 뒤 느껴지는 개운한 느낌이랄까요. 헤헤-

    • BlogIcon 투모로우 2007/12/07 01:43  address  modify / delete

      전 압구정 cgv나 건대 롯데시네마 주로가요.
      건대롯데는 특히 정말 좋더라구요.
      일단 복작거리지 않고 시설 깔끔하구요.
      아 정말 저두 배고팠어요 영화보면서 ^^;;

  4. BlogIcon 혜아룜 2007/12/06 10: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카모메식당'을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한번 보고 싶은데, 천안에 상영하는 영화관이 있을까가 문제. 천안에는 제가 아는 것만 겨우 3개 (멀티플렉스). 이럴땐 정말 서울에서 살고 싶어요.
    저도 맘 속으로는 산책하고 책 읽으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데, 뭐랄까 또 경쟁이 없으면 또 발전이 없을까봐 두려워하는 사람이예요.

    • BlogIcon 투모로우 2007/12/07 01:45  address  modify / delete

      카모메 식당은 서울에서도 지금은 한군데 밖에 안해요.
      작년에 개봉했나 그럴껄요. 다른 경로를 통해 보시는게 :)

      천천히 사는거랑, 발전없이 사는거랑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봐요.

  5. BlogIcon emjay 2007/12/06 22: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잡지기사로 안경에 대한 영화를 알게되었어요.
    그리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왜냐하면.....저 체조(라고 잡지에 나와있었어요.) 할때 맨 오른쪽의 여성에게 관심이 가더라구요.
    으흐흐흐
    슬로우라이프도 좋지만 이놈의 솔로라이프 먼저 해결을...

    • BlogIcon 투모로우 2007/12/07 01:46  address  modify / delete

      그 여자배우 귀엽게 생겼든데요. 전 '카세 료'가 더 귀엽지만.ㅋㅋ
      이십대의 솔로라...어서 탈출하시기 바랍니다 :)

  6. BlogIcon Tinno 2007/12/07 22: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우 모두 따뜻하고 훈훈한 소재들의 작품들이네요...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저런 소재의 작품들이 마구마구 당긴다는..ㅋ

  7. BlogIcon 느린신문 2007/12/29 10: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는군요. 님과 같이 느리게 살고 싶은 분들과 함께하는 느린신문이 2008년 1월 1일 조촐하게 창간됩니다^^ 우리 2008년에는 더욱더 느리게 살도록 노력해요.

    느리게 살자! 느린신문 http://www.nr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