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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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2021전체글보기/Movie + TV 2022. 2. 23. 08:23
드라마를 영화처럼 보게되는 일이 가끔 있다. 원래 드라마는 그냥 깊은 생각없이 재미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정말 오랜만에 그렇지 않은 드라마를 접하고 볼까말까 고민까지 했던 적이 있다. 작년 가을, 이다. 첫회의 우울한 분위기에 이건 별로 안 보고싶다 생각했는데, 두 주인공의 나레이션에 이끌려 2회, 3회, 4회를 보고는 한동안 완전히 빠졌던 드라마. 류준열과 전도연의 몇몇 나레이션은 별로 건드리고 싶지 않았던 나의 내면을 칼같이 파고들었고,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느낄 수 밖에 없는 막연한 감정들을 확실한 언어로 표현하는 힘이 있었다. 직면하게 했고, 동시에 위안이 되었다. 앞으로 또 이런 드라마를 만날 수 있을까. 을 통해 류준열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이렇게 목소리가 좋았던가, 이렇게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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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 - My Dear Enemy, 2008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8. 9. 26. 01:35
희수역에 너무 쉽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눈빛 하나, 표정 하나, 짧은 한마디마다 그녀가 어떤 느낌일지 훤히 알 것 같았다. 전도연이 울려고 할땐 내 코끝도 찡했다. 이건 울만한 영화는 아닌데 말이다. 전체적으로는 너무 즐겁게 본 영화였지만 그녀에게서 나를 일부 발견한 것 같아서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나왔다. 왠지 나도 이 쬐끄만 눈에 스모키 메이크업을 해야될 것 같다.ㅋ 마침 가을이다. 징그러운 세상... 쉽사리 내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대신 막연한 두려움은 점점 옅어진다. 이게 바로 나이를 먹는다는 건가봐. 꼬여만 가는 일들 앞에서 픽, 한번 웃어버릴 수 있는거. 그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