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장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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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無用 : Useless, 2007)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8. 5. 25. 21:07
무용 (無用 : Useless, 중국, 2007) 손끝에 담긴 정성 운운하며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기성복을 깎아내리는 듯한 디자이너의 말이 좀 거북스러웠다. 신기한 옷 만들고 땅에 묻고 하는 일은 그저 퍼포먼스로 밖에 보여지지 않고, 그래서 바로 그게 '無用' 처럼 보였다. 예술 따위 모르는 내눈엔 저런 옷을 누가입어, 역시 쓸모없군, 하는 생각이 들 뿐. 그녀는 공장에서 똑같이 맞춘 옷에는 정성도 없고 역사도 없다는 식으로 얘기 했지만, 옷을 사입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그 옷이 자기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들만의 이야기가 그 옷과 함께 시작되는거다 - 그 수줍어하던 부부의 옷에 담긴 사연과 광부들의 작업복. 사실 디자이너의 말도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역시 그건 현실과는 겉돌 수 밖에 없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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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라이프 - still life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7. 8. 4. 12:05
스틸 라이프 (三峽好人: Still Life, 2006 중국, 지아장커 감독) 문명화라는 이름 아래 사라져 가는 절경. 혼란 속에 항의하는 민원인들에게 동사무소 공무원은 "2000년된 도시가 2년만에 사라졌어요!! 전들 어쩌란 말입니까!" 라고 말한다. 집나간 아내와 딸을 찾는 남자, 돈벌러 집떠난 남편을 찾아온 여자, 두 인물을 큰 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그들이 그 과정에서 만나는 이들의 삶도 모두들 아슬아슬하다. 마지막 장면의 줄타는 모습처럼. 그게 현재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중국인의 삶이고, 더 나아가 우리 모두의 삶이 아닐까싶다. "과거가 그립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변해가는 모든 것은 슬프다. 아니 슬프다는 말로만 표현될 수 있을까. 가방을 움켜쥐고 이미 물에 잠겨버린 도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