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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 계 (色, 戒)
    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7. 11. 11. 23:42

    색, 계 (色, 戒: Lust, Caution), 2007

    전부 스포일러

    며칠 전 본 영화. 포스팅을 이제서야 한다.

    양조위와 이안 감독, 그리고 에로틱한 포스터 외에 그 어떤 정보도 없이 그냥 본 영화였다. 줄거리를 아예 모르고 봤기에. 포스터의 그녀가 스파이였을 줄이야. 배경 역시 일제가 동아시아를 점령했던 그 시기였을 줄이야. 양조위가 매국노였을 줄이야.

    요즘 내가 개인적으로 김윤진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던 왕치아즈의 흔들리는 표정을 보니, 쉬리의 김윤진이 떠올랐다. 사실은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그녀들을 그런 위험한 스파이로 내몰았던 시대적 상황은 약 50여년의 격차가 있음에도 비극적이긴 마찬가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력적이고 성공적인 스파이 왕치아즈와 이방희는 둘다 결정적인 순간에 감정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방희는 총을 겨누고는 있지만 사실은 쏠 마음이 없고, 왕치아즈 역시 양조위가 죽기를 바라지 않는게 진심이기에 운명의 그날에 치명적으로 감정에 굴복하고 만다. 그러나 그녀들이 사랑했던 남자들은 일단은 자기가 맡은 임무에 충실하여 사실은 적이었던 그녀들을 직접 혹은 간접으로 죽인다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리고나서 찬찬히 세상을 떠난 그녀들을 회상하며 슬픔에 잠긴다.

     색, 계를 보고 다시한번 느낀건, 남녀의 성질에 있어 그 근본적인 차이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통 여자들은 쉽게 감정에 휘둘리고 (얼음장처럼 보이는 여자들은 사실은 감성에 더욱 취약한 자들이다. 감성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면 한방에 무너지는게 대부분의 그녀들이다), 대체로 남자들은 감성보단 이성이 한 수 위다. 페미니스트들이 들으면 열받을 소리겠지만, 사실 이런 위험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확실히 여성보다는 남자가 "대체적으로" 냉철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스토리의 영화들이 억지스럽지않게 느껴지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도 결과적으로 여자는 색에 더 가까웠고, 남자는 계에 더 가까웠다.

     아무리 냉혈인간같은 자라도, 사랑앞에서는 눈물을 흘리는게 한낱 "인간"이니 양조위도 참 불쌍하고, 애정결핍인 왕치아즈는 거의 삼촌뻘되는 적과의 동침에서 사랑을 느껴버리니.. 게다가 왕치아즈를 사랑했던 유민도 참 불쌍한 인간이다. 젊은 혈기 하나로 사랑하는 여자도 지켜주지 못하고..(참 잘생겼드만.ㅋㅋ) 그 모든게 시대의 비극이라 생각하니 참.....
     역시 그 명성대로 무척 잘만들어진 영화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이안 감독의 세심한 장면설정이나 주인공들의 심리묘사도 탁월했다. 양조위가 나온 영화들은 사실 그냥 멋있다 정도였고, 그다지 임팩트가 강하진 않았던 것 같았는데, 양조위 본인말대로 캐릭터 변신에 확실히 성공한 것 같다. 탕웨이는 이게 그녀의 첫 영화인데도, 꼭 다문 입을 한 근엄한(?) 표정으로 그녀의 복잡한 심정을 잘도 연기했다. 또, 너무나 리얼해서 오히려 그 장면 자체보다는 그들의 표정과 내면을 읽게끔 만든, 야하면서도 야하지 않은 무삭제 베드씬 또한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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