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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시집예전 포스팅/poem + book 2008. 1. 22. 14:07
삼백육심오일
삼백육심오일
두고 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 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설교하는 바다
성산포에서는
설교를 바다가 하고
목사는 바다를 듣는다
기도보다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 산다
좋은 시는 굳이 어려운 표현을 쓰지 않고 쉬운 말들을 환상적으로 버무려 잘 표현한 것라고 생각한다. 故조병화시인이 그렇고 정호승시인도 그렇고 류시화시인도 그렇다. 그런 시를 쓰려면 시인 고유의 마인드가 세상을 향해 오픈되어 서로 손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하면 시를 쓸 때 갖가지 단어나 표현에 유독 집착하게 되니까..그렇게 되면 본질은 약하고 겉모습만 번드레레한 껍데기같은 시가 되기 일쑤다. 결국, 시는 '글'이 아니라 '마음'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성산포'라는 주제 하나로 시집 한권을 낸 이생진시인. 정말 존경스럽다. 읽기 쉽고 짧은 시들을 죽 읽다보면 내가 지금 성산포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성산포가 어떻게 생겼다거나, 어디에 있다거나, 그런 디테일한 사항을 모른다해도 성산포와 성산포 사람들을 느끼게 해주는 시집이다. 언젠가 이 시집을 들고 성산포를 찾아가야할 것만 같다. 팍팍한 도심 한가운데서의 이 시집은, 작은 오아시스다. 예쁘게 파아란 책 표지처럼.
예전에 시인 선배의 카페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 표지는 달랐던 기억이 나요.
세상에서 가장 쓰기 힘든게 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것은 자기 감정을 잘 표출하지 못한 까닭일까요???
시나 산문이나 사실 쓰는 방식은 다르지만,
시는 몇 안되는 단어로 표현을 하는거니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감정은 아무리 풍부해도 그걸 기막히는 방법으로
간결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지저분한 시가 되는 것 같아요.
시는 멋집니다...
하지만 표지가...역시 아쉬움만 남는군요..
ㅋㅋ 표지 디자인이 안습이란 말씀..ㅋㅋ
그치만 이 시집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변명을 해보자면
오히려 이 시집엔 이런게 어울리는듯..ㅋㅋㅋ
표지가 이쁘진 않지만 제 눈엔 소박미.검소미. 뭐 그런게 느껴지거든요 ^^;;;
정말 좋군요.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더 취하고..." 겨울 바닷가에서 술을 마셔보고 싶어졌어요. 맑은 술이 좋을 것 같아요.
겨울 바닷가에서 술.
약간 쓸쓸할 것 같긴 한데..한번쯤 해볼만한 일이네요..
오, 만년필에 바닷물을 담던 그 성산포군요. :)
성산포와 만년필 - 이걸로 시 하나 더 지을 수도 있겠어요..한번 도전해보심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