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이 있었다니... 내가 요즘 조금 예민해서 그런지, 밤이라 그런지, 좀 웃기게도 이거보고 진짜 찔끔 울었다. -.- 아 눈물나.
빈틈없고 풍부한 사운드. 특히 One은 지금 다시 봐도 소름이다. 야 One 열라 캡이지 않았냐? 하던 친구 목소리도 기억난다. 그땐 '완전' 이란 말은 없었고, 뭐든 '캡' '열라' 였다.
요즘은 체조경기장에서 어떤 공연을 하면 좌석없는 앞쪽은 다 스탠딩석이다. 근데 그때는 그 부분이 스탠딩이 아니었다. 플라스틱 의자들을 가져와 늘어놓고 죄다 체인같은 걸로 꽁꽁 묶어놨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 의자 위에 올라가서 불편하게 뛰었다. 한마디로 딱 의자 만큼의 공간에서만 뛰었다. 가로세로 40cm쯤 되었을까. 뛰다가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서 뛰고. 그래도 마냥 좋았던. 앞사람 깔려죽는 사태가 발생할까봐 엄청 고심했다고 들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는 모습이었다. 메탈리카가 왔는데 전부 좌석에서 앉아서 보라는 거야 뭐야. 그래도 그 덕분에 사고는 없었지만.
무려 스물 한 살. 그땐 찰랑찰랑 머릿결 좋다는 소리도 나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머리 쳐다보면 한숨이 팍 나오고. 헤드뱅 한번 했다간 귀신될 것 같다. 이 공연에는 넥타이부대들도 꽤 많았다. 감격에 젖어 목청껏 따라부르고 뛰던 아저씨들 또는 오빠들. 지금은 중년이 되었겠다. 어쨌든 음악 앞에선 모두 하나가 되고 그 덕분에 공연장은 더욱 뜨거워진다.
과거지향적인 태도를 좀 바꾸려면 옛날에 좋아하던 음악을 더이상 안들으면 되는 것 같다. 근데 그게 어차피 불가능하다. 10년전 음악도 마치 어제 나온 음악처럼 듣곤 하니까. -.- 뭐 그러려니...
시간이 갈수록 점점 사그라져가는 열정을 가끔 유투브를 보면서 살리고 또 살린다. 그런면에서 유투브 진짜 고맙다.
메탈리카. 제임스. 라스. 자꾸 늙지말고... 또 오래오래살고. 최근 공연영상은 마음아파서 더 못보겠다. 목소리에 힘이 예전보다 조금... 그냥 슬프다. 혹시라도 약물은 좀 조심하시길.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