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포스팅/poem +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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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죽음예전 포스팅/poem + book 2007. 10. 4. 20:37
.......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호기심이나 하고 싶어하는 욕망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이야기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취하는 건강한 사람들도 술에 취해 의식이 어느 정도 마비되면, 다시 말해 의식이 죽음과 가까워지면, 한없이 이야기하려 하고, 한없이 들으려 한다. 술 좌석에서 한 이야기를 되풀이하여 이야기하고, 이미 들은 이야기를 또다시 들으려는 욕심이 생겨나는 것은 술이 억압된 욕망의 뿌리를 흔들기 때문이다. 의식이 완전히 죽지 않는 한, 속에 있는 말―이야기―이 모두 밖으로 나오는 법은 거의 없다. 아니, 절대로 없다. 이야기가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것은, 이야기에 대한 다음의 옛 이야기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는 천하루 동안, 한국식으로 말하면 ‘영원히’라고 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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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피델리티 / 마빈 게이 - let's get it on예전 포스팅/poem + book 2007. 8. 2. 18:51
친구가 내게 "우리랑 약간 비슷한 애가 주인공이야" 라며 추천한 소설이다. 읽어보니 주인공은 록음악에 관한 한 심하게 미쳐있는 전문가(그러나 너무나 편향적인 취향을 가진)이자, 한편으론, 어찌보면 나보다도 현실감각없는 35살 독신남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로브와 나를 줄곧 비교했던 건, 책을 추천할때 친구가 한 그 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론 로브를 보는 내 시선이 그 골덴바지입고 영화관에 부모랑 함께가는 29살 청년을 바라보는 로브의 시선과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쯧. 한심한 놈. 그러나 결국 거기서 거기겠지만. ㅋㅋ. 표지 사진을 찾으려고 검색을 해보니, 누군가 이 책과 정이현의 를 비교한걸 봤다. 그 소설 역시 하루만에 울고 웃으며 다 읽은 책인데, 생각해보니 정말 이 두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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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자히르 & I wish you were here예전 포스팅/poem + book 2007. 7. 25. 00:06
책에 대해서 좀 아는 친구가 내게 강력히 추천한 오 자히르. O Zahir by Paulo Coelho. 인상깊었던 단어들. 이타카. 자히르. 그리고 아코모다도르. 인간의 삶에 관한 대부분의 책들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나는 것 같다.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자히르로부터 자유로워질때, 내 안의 모든 것이 비어있고, 내 역사와도 결별할 수 있을때 비로소 사랑. 자유. 희망을 얻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그건 곧 인간의 삶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명한 그 유목민에 따른다면 나같은 인간은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기 참 힘들겠다. 난 내 히스토리를 미련할 정도로 꼬옥 간직한채 살고 있는 과거형 인간이니... 그렇지만 두번은 읽어야 이 책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신없이 읽고 보니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