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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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 (2015)2020/Movie 2021. 1. 29. 18:12
알 수 없는 우울감이 나를 지배하는 날에 별 생각없이 고른 영화. 제임스 맥어보이 하나 보고 그냥 골랐다. 그가 나오는 영화 중에서 -> 내가 안 본것 중에서 -> 안 무서운 영화로. 전혀 기대하지 않고 내용도 모르고 본 영화인데. 영화를 보기 전에 기대감이나 스포가 감상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걸 새삼 느꼈다.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이걸 결혼 전에 봤다면 역시 공감이 떨어져서 이해못하고 여주인공에게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을게 뻔하지만 이 나이에 보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 주변에 쉽게 추천할 수는 없는 영화이긴 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보다가 그냥 끌까 싶을 정도로 감정선이 길고 어렵기도 할테니까.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함께 맞닥뜨린 인생의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각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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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 2008)2020/Movie 2020. 7. 24. 16:58
4번째 본 영화. 결혼 전, 신혼 때, 3-4년전, 그리고 오늘. 결혼 전과 신혼 때도 나름 이 영화에 대한 의견이 있었지만 되돌아보면 거의 이해를 못했었다 판단되고 3-4년전엔 에이프릴에 감정이입해서 엄청나게 울었다. 그리고 오늘은 그냥... '쟤네는 왜저렇게 극단적이야',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실... 김지영의 남편 공유도, 에이프릴의 남편 디카프리오도. 잘생기기라도 했잖아. 마음비우고, 얼굴이라도 뜯어먹고 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오늘은 에이프릴의 손을 잡고 말해주고 싶었다. 일상이 가장 소중한거라고... 숨막힐듯 단조롭고 답답하고 짜증나기도 하지만 결국 그게 삶이라고.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느껴보라고. 아무래도 이젠 내가 에이프릴보다 늙어서 이런 소리도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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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2000)2020/Movie 2020. 3. 11. 19:18
올해 10살이 된 녀석과 같이 봤다. 영화를 백프로 이해할 순 없겠지만 재미있게 봤다고 한다. 이 영화가 이런 영화였던가, 나에게는 완전히 새롭게 느껴진 영화였다. 부모가 되고 아이를 기르는 입장이 된 후 다시보는 옛날 영화들 중에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처음 봤을 당시에는 거의 느끼지 못한, 보이지 않았던 것들. 빌리 아빠의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탄광촌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울먹이던. 오디션보는 빌리만큼이나 긴장하던 모습. 빌리가 오른 무대를 보며 벅차오르던 표정. 찐하게 느껴지는 이 공감을 내가 20년전에는 할 수 없었다는 건 너무 당연한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