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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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화해>전체글보기/Book 2022. 3. 3. 07:01
물 속에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던 진흙을 마구 휘젓는 느낌을 받았다. 흙탕물처럼 마음이 어지럽게 울렁거리다가 오은영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로 진짜 위로를 받는 느낌. 흙탕물이 잘 걸러져 정수되는 느낌. 아이를 키우다보면 나의 어린시절이 휙휙 스칠 때가 생각보다 아주 많다. 내가 그랬을 때 우리 엄마는 어땠었나, 나도 모르게 떠오를 때가 많다. 엄마가 되고보니 나 어릴 때의 부모님을 다시 바라보게된다. 부모님께 받은 긍정적인 영향, 부정적인 영향 모두 있지만 그중 부정적인 영향을 끊어내고 내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육아서를 섭렵했지만 역시, 그리고 다시, 오은영박사님이다. 이분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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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소비하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전체글보기/Days 2022. 2. 18. 11:42
내년 초등 입학을 앞두고 둘째방을 미리 정리중이다. 터울이 긴 육아 덕분에 뽀로로를 10년 넘게 봐서 스토리를 죄다 알고 있으며, 집에 쌓인 육아책들을 보면 지난 10년간의 육아 베스트셀러의 변천사가 보일 정도이다. 나는 주로 '책육아' 에 집착하는 편이었는데 첫째의 경우 자기전에 책을 매일 읽어주곤 했다. 단행본도 모았지만 전집을 선호했다. 그래서 책들이 넘치고 넘쳐 더이상 둘데가 없게 된게 벌써 몇년되었다. 다행히 첫째는 말을 잘듣는 편이라 읽어주는 책들은 다 좋아했고, 그 시간을 꽤 좋아했다. 둘째는 첫째와 달리 본인의 호불호가 굉장히 명확한 아이이고, 엄마 취향의 명작동화를 읽어주면 영혼없이 쳐다보고 있다가 휭 가버리곤 한다. 그리곤 알아서 스스로 자연관찰책을 꺼내 보다가 읽어달라고 가져온다. 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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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 안경, 그리고 느리게 사는 즐거움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7. 12. 6. 01:55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 안경 (めがね, 2007) 어니 J. 젤린스키 미미한 스포일러 느리게 산다는건 게으르게 산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오히려 제대로 느리게 살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내가 약 5년전? 이란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사실 사회에 나가는게 두려워 뭔가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러니 저걸 읽어도 저 책에 나와있는 "일을 최대한 안하는것"에만 관심이 있었지, '느리게 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는 알턱이 없었다. 다행히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는 이제 SLOW LIFE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몸으로 깨닫게 되었지만, 요며칠 나의 정신상태는 언제 그런 마인드를 알았냐는듯 전혀 여유롭지도, 행복하지도, 부지런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