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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Ora Ora de Hitori Igumo, Ora, Ora Be Goin′ Alone, 2020)
    전체글보기/Movie + TV 2022. 3. 15. 07:33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 늘 마음 한 켠에 이런 종류의 생각을 품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사랑에 목숨걸지 않았더라면, 하는 약간의 후회. 그리고 한편으로는 훗날 배우자가 먼저 떠나고 혼자 남게 될 경우의 두려움과 막막함. 
     독립을 원했지만 어쩌다보니 결국 사랑을 선택해서 평생 주부로 살아온 여자. 남편이 죽은 후 여러가지 생각에 혼란스러운 모습이 보인다. 이제 약간의 해방감이 느껴지는 마음. 그때 결혼을 하지 말고 더 독립적으로 살껄. 결국 나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그러면서도 미치도록 그리운 남편. 그리 친밀하지 않은 자식들. 세상에... 저게 혹시 미래의 내 모습인가 싶기도 해서 그런지 어떤 장면에서는 울음이 너무 터져나와 힘들었다. 남편과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사는 과거의 일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녀. 이제 나 이렇게 여기 앉아서 노을이나 바라보고 있는게 맞는거냐고 울었던 그녀. 나는 아직 다나카 유코보다 아오이 유우에 살짝 더 가까워서 그런지 그 장면이 소름이 돋도록 마음에 남는다.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재의 나를 그리워하게 될 노년의 나...를 생각해보니 참으로 복잡한 감정이었다.
     코믹한 세명의 외로움 요정(?)들과 환타지스러운 부분들이 잘 어우러져 재미있는 포인트들이 많았다. 웃음기는 없지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흥을 잃지 않는 그녀의 모습도 재밌었다. 과거의 어린 나와 젊은 나를 만나 대화를 하고, 남편을 만나고, 그렇게 슬픔과 후회와 그리움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결국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라고 말하는 그녀. 
     현재가 너무너무 소중해졌다. 그리고 인생이 너무 짧게 느껴져서 애틋해졌다. 사실 뭐 머리로는 이미 다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 와닿는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까. 이렇게 또 너무나 좋은 영화로 에너지를 얻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감사하게 살아가는거다. 정말 감사하다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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