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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볼루셔너리 로드 (Revolutionary Road, 2008)
    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9.02.19 22:23




    결론은 난 윈슬렛 편이 못되어준다는 것. 그녀가 의도하는게 뭔지는 정말 이해하지만, 방법이 틀렸다는거. 너무나 희망스러운 희망을 걸었기 때문에 그렇게 모든걸 놓아버렸던거라고 생각한다. 구워삶기 딱 좋은 그런 단순하고 속이 빤히 보이는 남자한테 계속 휘둘리기만 하다니. 그녀는 그를 너무 사랑했다. 이혼이라는 선택보다는,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남편에게 평생 무거운 짐을 줬지만, 그것도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을 듯. 또 하나, 그녀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결혼이란 일종의 포기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생각하기에 따라 그건 포기가 될 수도, 또 다른 삶의 확장이 될 수도 있다) 말로는 늘 우리는 스페셜하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스스로를 너무나 스페셜하다 여겼기에 그런 계획에 매달렸단 생각이 든다. 서로 어느 정도 감내하며 사는 주변 부부들은 바보라서 그렇게 사는게 아닌 것을.  개인적으로 애까지 낳고 뒤늦게 자아타령하는 여자들 참 암담하다 느끼지만, 내가 그 상황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뭐라 비난은 못하겠다. 사실 나보다 일곱살 많은 지인 한 분은, 애 셋을 낳고, 그 어린 아이들을 두고 '내 스스로를 찾겠다'며 이혼하고 타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녀는 내게 같은 여자로서 공감해주길 바라듯 얘기했지만 아직도 난 그녀의 선택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가 없다. 누가 칼들고 결혼하고 애낳으라고 협박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그런 행동은 '무책임' 이란 것 외에는 달리 해석이 안된다. 아직 내 이해력의 그릇이 그것 밖에 안되는진 몰라도. 내 결혼관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윈슬렛편에 서고 싶어도 뭔가 찝찝한 느낌이다.

    그녀는 남편이 자기 하고 싶은대로 부인을 조종한다고 여긴다. 어느 남자는 안그런가. 또 어느 아내는 안그런가. 서로 알게 모르게 조종하고 조종당하고 타협하며 살아가야 유지할 수 있는게 결혼생활이 아닐까. 열받으면 미친개가 되어버리는 남편 (그것 외에는 다른 면은 정말 괜찮은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을 주무르는 법부터 터득하는게 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참... 안타깝다는 얘기밖엔. 결국 둘 다 대화능력이 제로,라는 데서 문제는 비롯된다. 다른 곳에서 자꾸 해결하려고 하는데, 포인트를 잘못 짚은거다.

    본인 앞에 놓여진 일생일대의 기회를 어떻게 놓치겠는가. 그녀는 자신의 삶에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로, 남편도 그 기회를 포기하길 바란다. 그건 분명 공정하지 못하다. 그렇게 싫어서 죽을거 같으면 혼자 파리로 떠나라. 어차피 파리에 가자고 계획을 세운 것도, 남편을 위한다고 말은 했지만 우선 본인을 위한거 아닌가? 솔직해지자. 그녀가 정말 삶에 'IN' 하고 싶었다면, 이번은 디카프리오의 기회에 손을 들어 줬지만, 다음은 내 차례다, 라는 노련함이 필요했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극중 디카프리오 같은 남자야 말로 '여자하기 나름' 인 남자다. 그런 계획에 진심으로 동조하고 얼마간은 함께 좋아했다는 것 자체가 뒷받침해준다. 회사에서 제시한 그 기회가 오지 않았더라면, 그는 분명 함께 떠났을 남자다. 그게 중요한거다.

    +)
    영화는 분명 좋은 영화였고, 배우들 연기 역시 굉장했지만, 그게 비해 내 감흥이 그저 그랬던 이유는, 난 이제 더이상 이런 주제가 식상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게 결혼이다, 뭐 이제 알았냐? 그거 못견디면 안했어야지, 하는 생각 뿐. 세상의 남편들이란, 그 똑같은 차림의 샐러리맨들처럼, 그렇게 사회적으로 '가장'으로서의 위치를 강요받는 자들이다. 또 역시 그걸로 자신의 사랑을 확인시켜주려는게 그들의 본능이다. 그것에 대항하는건, 그 사회에 대항하는거나 마찬가지다. 달걀로 바위치기가 될 수 밖에. 결국 스스로 달걀이 되어 산산히 부서지는건 자유지만. -.-; 암튼 의도와는 다르게 말은 너무 길어졌다. -.-;

    +)
    마지막 장면 - 그 할아버지의 보청기 관련 장면을 보고, 잠시 앞부분의 내용들을 잊을 정도로 웃어버렸다. 아 놔. 그 표정이란. 여자만 참고 사는거 아니다. 정말. 남자도 그렇게 불쌍하기 마련이지. 자유로운 두 영혼을 '제도' 속에 꽁꽁 묶어놓는 결혼, 문제라면 그게 문제다. 오히려 난 이 영화를 보고 희망을 봤다는게 정말 아이러니하지만.







    댓글 12

    • BlogIcon 라면한그릇 2009.02.20 14:43 신고

      타이타닉의 두 주인공이 다시 뭉쳤다(?)라고 들은거 같은데 이영화였군요. 결혼에 대한 희망이나 행복감은 혼자라서 없는걸까요 아님 다시는 네버랜드에 갈수 없기되어 버려서 일까요? ㅎㅎ

      • BlogIcon tmrw 2009.02.20 20:36 신고

        디카프리오도 참 늙었더라구요. 나이는 그렇게 늙을만한 나이가 아닌거 같은데 손보고 깜짝놀랬어요.
        여자들만큼이나 남자들도 결혼을 부담스러워 하는분이 꽤 있는거 같아요 가만보면.ㅋ

    • 음.. 2009.02.20 17:48

      이렇게 한국식으로도 볼 수 있겠군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족의 실패담?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근데..결혼은 누가 칼들고 강요하진 않지만... 그보다 더한 사회적 이지메가 더 할것 같군요.

      그게 더 살떨리는 거라...무책임으로만 보긴 쫌..

      여튼 잘 읽었어요.

      • BlogIcon tmrw 2009.02.20 20:40 신고

        말씀하신 포인트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사회적 이지메가 무서워 결혼을 했다가...아니다 싶어 무책임하게 떠나버릴때는...
        이미 남들의 이지메따윈 이제 두렵지 않은 상태가 되어서 가능한 것일까요?
        (제가 '무책임'이라고 말한건 결혼 자체가 아니라 이 부분입니다. 여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죠)
        '무책임'과 '보다 현명한 대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는게 '한국식'이라는 생각은 안하는데요..
        그리고 이 영화 배경이 미국 50년대라지만
        현재 여전히 한국이나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트러블 아닌가요..ㅋ

    • BlogIcon 심플 2009.02.21 07:07 신고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저도 한번 보고나서 다시 들러야 할까봐요^^*

    • BlogIcon 신어지 2009.02.24 17:04 신고

      아 이거 볼까요 말까요..

      • BlogIcon tmrw 2009.02.24 20:34 신고

        쩝. ㅋㅋ
        배우들 연기는 정말 좋아요.
        내용은... 글쎄요. 신어지님께 어떨지 감을 못잡겠네요 하하.

    • BlogIcon Greenbea 2009.02.28 09:57 신고

      오 ㅋ 잘쓰셨네요 ^^::ㅋ

      맨 마지막 부분. 보청기 부분이 /. 전 참 애매하던데요::
      이 할아버지 어떻게 되시는 건가 하고요.

    • BlogIcon GoldSoul 2009.03.08 16:28 신고

      여자만 참고 사는 거 아니다,란 표현에 저 웃음 터졌어요. 크크- 맞아요, 맞아.
      저는 케이트 윈슬렛이 자꾸자꾸 좋아져요. <더 리더>도 엄청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너무 멋진 배우같아요. 이 영화가 제게 좋았던 이유 중 팔할은 케이트 윈슬렛때문일 거예요. :)

      • BlogIcon tmrw 2009.03.09 21:00 신고

        저도 <더 리더> 너무 궁금해요. 케이트 윈슬렛 연기 정말 잘하는거 같아요.
        그냥 예전엔 타이타닉 여주인공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리틀 칠드런>보고 정말 달리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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