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포스팅/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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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19예전 포스팅/thought 2013. 8. 19. 23:40
Yester-me, Yestrer-you, Yesterday 를 요즘 무한 반복중이다. 틈만 나면 듣는다. 가사를 곱씹어보면 참 쌉싸름하다. 이 쌉싸름한 가사를 무심한듯 가벼운 리듬에 맞춘 명곡. 이제 왠만한 곡은 별로 감흥이 없는 요즘, 재발견한 이 노래를 꼭꼭 씹어먹다시피 하고 있다. 맛있다 맛있어. 실체를 알 수 없는 '불안'과 싸우고 있다. 어떻게보면 '공포감'이다. After Earth에서 윌 스미스는 공포라는 건 리얼이 아닌 상상이라고 아주 쿨하고 강인하게 말하더라. 머리따로 마음따로 노는 나같은 인간에겐 머리로나 흡수되고 없어질법한 소리지만, 분명 되새겨야 할 사실이다. 날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을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단 그저 불안해하고 있을 뿐. 생각만으로 점점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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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7예전 포스팅/thought 2013. 6. 27. 13:52
동네를 드디어 뜨기로 마음을 먹었더니, 걸을 때마다 불쑥불쑥 옛날 기억이 떠오른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최근이 아닌 아주아주 어렸을 적, 행복했던 짧은 시간, 힘들었던 긴 시간들. 그땐 이 상가 2층에 떡볶이 가게가 있었지. 한땐 이 상가 지하에 마트가 있었지. 한땐 여기 육교가 있었다가. 이사간 친구들은 여기여기 살았었지. 도시락 반찬 뚜껑을 열던 순간이 떠올랐다. 애써 모른척하려고 애쓰던 단짝이 얘기했지, 너희 엄마가 해주신 멸치볶음 맛있다. 난 그냥 응, 하고 대답했었지. 그날도 난 이 길을 지나 학교에 갔었고, 20년이 넘게 지난 오늘은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이 길을 걷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오래 살았어... 수많은 기억은 여기 묻어버리고 전혀 낯선 곳에서 살고 싶다는 오랜 소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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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19예전 포스팅/thought 2013. 6. 19. 15:58
최근 인테리어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아졌다. 아직 '내 집'이 없으므로 제약은 있지만. '전셋집 인테리어'라는 책도 있더라.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매매는 없고 전세는 품귀, 월세가 늘어나는 추세. 그러다보니 뭐 굳이 '내 집'이 있어야 하냐, 라는, 부모님 세대에선 어리석다고 여겨질 그 질문이 요즘엔 꽤 의미있어 보인다. 내 집이 꼭 있어야 하냐, 난 개인적으로 YES다. 왜냐면 내가 원하는대로 구조를 바꿔가며 인테리어를 하고 싶고 또 원치 않는데 자꾸 쫒기듯 이사다니기 싫으니까.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고 싶다기보다 오랫동안 정붙이며 안정적으로 살 만한 내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치만 현실은 현실. 일단 대공사는 못하더라도 얼마든지 잘 꾸밀 수 있다는 걸 알아가는 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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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yte - Scratches예전 포스팅/thought 2012. 7. 21. 17:30
Scratches, Kyte. 정말 오랜만에 미용실에 다녀왔다. 가슴까지 내려오던 길고 지겨운 머리를 쳐내고 짧은 단발로 변신. 난 보통 숏헤어를 하면 자신감이 붙고 발랄해지고 뭔가 상당히 리프레쉬가 되는데, 어쨌든 꿀꿀함은 좀 사라졌다. 아이를 보고 살림을 하는 평일의 낮시간동안 나는 '엄마'라는 타이틀로 살아가고, 그 외의 시간은 원래의 '나'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그 간극이 꽤나 커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으나 이제 점점 적응이 된다. 단지 뭐든 조금 아쉬울 뿐, 육아에 있어서도, 내 시간관리에 있어서도. 원래 인생은 결국 혼자. 머지않아 내 품을 떠나 스스로의 인생을 살게 될 아들. 부모의 사랑을 디딤돌 삼아 전진하게끔 하기 위해, 잠시동안의 희생이라면 희생중. 이런 희생이 인생에서 뭘 의미하는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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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18예전 포스팅/thought 2010. 7. 19. 01:02
2010년 7월 18일이 막 지났다. 많은 것들이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달라지고 있다. 사치처럼 느껴졌던, 마음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나른한 주말 오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소소한 만남들도 아직은 조금 낯설다. 어떤 한가지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자 나머지들이 줄줄이 비엔나처럼 따라온다. 내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마치 그동안 밀렸던 일들이 자연스레 쏟아지는 양, 하나, 둘, 그렇게 삶이 다시 세팅되어지고 있다. 내가 바뀌면, 주변도 바뀐다. 불필요한 경험을, 그것도 오랜 시간을 끌었다는 생각에 한동안 괴로웠다. 하지만 그냥 흘러보내지는 시간이란 없는 것 같다. 깨달음이든 상처든, 그 어떤 이름으로 남게 될 시간들... 더이상 나쁠 수 없을 정도로 삶이 막혀 있을 때의 그 느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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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7예전 포스팅/thought 2010. 3. 17. 05:48
블로그를 거의 버려두다시피 하다보니 방문객이 확 줄었고 RSS 구독자수도 많이 빠졌다. 그나마 사진이라도 계속 올리려고 했건만, 요즘은 그 시간에 트위터를 한다. 그간 블로그를 하면서도 댓글을 통해 다른 블로거들과 교류를 할 수 있었지만, 내가 요즘 느끼는 트위터란, 대단한 무언가다. 리트윗을 통해 음악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새들이 몰려들듯 새로운 멘션들이 나타나고 어느새 함께 짹짹짹. 내 성격상 취미를 단 한가지만 갖지는 못하는데, 그 중 음악얘기를 할 때, 새로운 좋은 음악을 발견했을 때 가장 즐거워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소위 록덕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겠지만 난 록덕들을 좋아하고 또 존경한다. 내가 그동안 이렇게 이쪽 얘기에 목말라있었나, 나도 놀랐다. 희열까지 느꼈으니까. 이젠 음악을 거의 안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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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5예전 포스팅/thought 2010. 3. 1. 18:57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이 카르마의 논리인데 업대로 살다가 업대로 죽고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인구조사로 증명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박테리아나 도깨비로도 태어날 수 있다고 하니까 말이다. 업이 10개가 있다면 그중 나쁜업은 3개, 좋은업은 7개라 치자. 나쁜업은 현생에서 다 쓰고 좋은 업 3개가 남으면 그 사람은 좋은업 3개를 가지고 태어나는 거다... 라는 나의 말에 기가 막히다는 듯이 조용히 웃던 막내. 난 불교의 가르침을 정말 좋아한다. 아직 잘은 모르지만. 근데 그 '업' 부분은 아마 종교의 논리에 따라 중생들에게 적당한 쪼임을 주기위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세상의 불가사의를 풀기엔 조금 역부족인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 내게 종교가 뭔지 묻는다면 지금은 불교, 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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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4예전 포스팅/thought 2010. 2. 25. 23:34
누구나 삶을 살면서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들이 있다. 돈이 될 수도 있고,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직업, 권력, 인맥 또는 외모가 될 수도 있다. 이런건 상황에 따라 조금씩 바뀔 수도 있지만 전혀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잠시 바뀌었다가 어떤 계기만 있으면 바로 이전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어쨌거나, 나는 이러이러한 것들이 그래도 제일 소중하다거나 이것만큼은 지키며 살고 싶다는 가치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에 일치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 고통이 따르는 것 같다.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친구와 어마어마한 결정을 해놓고 확신을 갖지 못하는 친구. 성인이며, 바보 아닌 이상, 누구나 중요한 선택을 할 때에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선택하는 거다. 다만 그 선택들이 적어도 스스로 중요하다고 믿는 가치에 부합하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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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2예전 포스팅/thought 2010. 2. 3. 00:32
요즘은 세상에 별로 바라는게 없어, 더이상. 이라는 친구의 얘기로 시작된 대화는 기대치 - 이 세상에 바라는 기대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정치에 대한 기대치, 직장에 대한 기대치, 사람 혹은 남자에 대한 기대치, 취미에 대한 기대치. 실망과 실망을 거듭하면 기대치는 자연스레 낮아진다. 우리가 아직 순수하게 갖고 있는 마지막 기대치는 각자의 취미에 대한 것. 그래도 그 분야에 대해서라면 아직 우린 꿈이란 것을 꿀 수도 있는 것이다. 기대를 아예 하지 않으면 실망도 하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대를 안한다는 것은 인간의 욕망 자체를 없애는 것과 같은 소리인데, 시골에 내려가 최소한의 의식주에 책만 읽거나, 아예 득도할 요량으로 절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면, 이 사회에 묻어 살면서 기대치를 낮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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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eaning myself예전 포스팅/thought 2010. 1. 27. 00:22
나이를 먹어간다는건 나를 조금씩 버리는 거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자신을 조금씩 잊어가는 거다. 내 자신을 잊으며 나와 연결되었던 많은 것들도 함께 잊어가는 과정이다. 일단 잊으려고 마음 먹으면 꽤 쉽게 잊을 수 있고, 그리고 더이상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어떤 것. 감정과잉에서 벗어나 눈을 뜨는 것. 냉소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 자주 나를 청소하며 버릴게 없는지 살펴보고 보다 넓고 깨끗하게 만들어, 나와 타인이 부담없이 함께 쉴 공간을 늘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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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전 포스팅/thought 2010. 1. 26. 01:31
내 사진 취미생활은 현재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이다. 그나마 사진과 관련해서 꾸준히 하는 일이란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혼자 욕을 하기도 하고 살짝 뿌듯해하기도 하며 리사이징과 약간의 보정작업을 하는 일. 어떤 사진은 과감히 크로핑을 해서 오리지날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내기도 한다. 발로 찍은 사진들을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연습을 한다고나 할까. 누군가는 보정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보정작업 역시 필수적인 부분으로 보는가 하면, 아예 보정작업을 메인으로 두는 사람도 있다.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다면 모든 노력은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예전 사진들을 보면서, 이젠 단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사진을 더 많이 찍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여행과 사진은 서로 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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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ear's Resolution예전 포스팅/thought 2009. 12. 28. 22:48
편두선염이 낫기가 무섭게 급성 후두염에 걸렸다. 편두선은 자주 앓는 편이라 느낌이 익숙한데, 후두염은 처음인데다가 목이 장난 아니게 아파서 정신이 없을 지경. 연하 훈남들과의 커넥션을 자랑하는 친구가 오늘 밤에 나오라고 전화를 했는데 후두염 핑계로 안나갔다. 아파도 커피는 못끊어서 줄곧 홀짝대며 연말특집 리스케쥴링을 하고 내방 대청소를 했다. New Year's Resolution Pass. 가장 중요. Exercise. 헬스 다시 시작했음. 한강 자제. Love. 능동성 요구됨. 때에 따라 쟁취정신. Travel. 배타고 후쿠오카. Music. 옛날 음악 끊기. 새로운 것만 듣기. Photo. 사진 많이 감상. Drive. 연수. 언제나 바늘같이 깨어있을 것, 매일매일 밀도있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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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예전 포스팅/thought 2009. 12. 25. 00:06
어떤 사람의 참모습은 죽기 직전, 또는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드러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그 사람의 본성말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이사람 저사람 비교 같은건 못하겠지만,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무기(?)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걸 요구하거나 짜증을 부리며 투병을 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주변에 누를 끼치게 될까봐 오히려 괜찮은척 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겠지.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그 사람의 살아생전 마지막 모습이라면, 그게 바로 그 사람을 말해준다고 해도 지나친 일반화는 아닐듯 싶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용기, 삶을 정리하고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는 노력한다고 생기는게 아닐 것 같다. 그 사람이 한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