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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과 낮, 2008
    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8. 3. 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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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과 낮 , 2008


     완전 코미디.

     이 영화를 보고 아무렇지 않게, 너무 당연하게 웃고있는 나를 보니 약간 씁쓸하다. 이렇게 남자의 행동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은 영화가 됐든, 소설이 됐든, 정말 여자들에겐 소중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자의 진짜 마음을 남자의 입으로 듣기는 절대 쉽지 않으니까.

     김성남을 누가 욕하랴. 물론 좀 짜증나는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짜증났던건 너무나 우유부단한 모습과, 거기서 빈둥대는 꼴이 보기 싫었던거지, 낮엔 여자한테 찝쩍대고 밤엔 부인이랑 통화하며 우는 것, 그 자체가 보기 싫진 않았다. 단지 코믹하게 보였을 뿐. 어쩌면 나는 그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나보다. 모든 남자들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상당히 많은 남자들이 그와 비슷하게 또는 조금 다르게 이중적인 행동을 하니까. 사실 남자들만 그런다고 할 수도 없다. 세상 모든 인간들이 다 그렇다고 본다. 그런 환경을 접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또는 그걸 행동에 옮기냐, 옮기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 우리는 모두 마음 속 어딘가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여자들 사이에서 전형적인 '왕따'의 모습을 보여주는 유정이 역할을 맡은 박은혜 연기력을 다시봤다. 박은혜가 연기하는건 눈여겨 본적이 없는데, 진짜 자연스러운 연기였다. 김성남이 남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면, 유정 역시 여자들의 짜증나는 특징들을 한데 모아놓은 스타일이다. 남의꺼 베끼고 자기꺼인척하기, 룸메이트도 성남에게 관심이 있다는걸 뻔히 알면서 보란듯이 손을 잡고, 성남의 마음을 알고나선 어이없을 정도로 공주처럼 구는 모습, 결국 끝까지 갈꺼면서 엄청나게 튕기는 모습, 콘돔 사오라고 짜증내는 모습, 임신일지도 모른다며 슬쩍 떠보는 모습들. 이건 아마 감독이 남자니까, 남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여자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유정이 못지않게 그 룸메이트도 약간 제정신은 아닌듯 보였다. 낮술먹고 헤롱거리는거나, 소리 꽥꽥 지르면서도 남자 의식하는 히스테리는 정말 같은 여자가 봐도 싫다. 그리고 영화에 나온 모든 여자들은 하나같이 다른 여자 뒷담화를 참 리얼하게 까며 서로를 견제한다. 정말 웃기다.)

     뭐니뭐니해도 제대로 뒷통수 때리는건 황수정의 대박 거짓말. 황수정이 소파에 앉아 뿌듯하게 거짓말 한 사실을 얘기할 땐 정말 크게 터져나오는 웃음 참느라 힘들었다. 역시 여자의 직감은 결정적인 순간에 한몫을 한다. 그런 직감은 종종 남녀관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발휘한다. 직감과 동시에 즉석에서 술술술 만들어지는 거짓말과 연기, 눈물... 김성남의 작은 짜투리 거짓말들을 한방에 마무리시켜 버린 그 거짓말에, 난 여자로서 어떤.. 통쾌함을 느꼈다고나 할까.

     


    * 미혼 여성에게있어 유부남은 역시 요주의 인물.
    유부남과 만나며 상처받는 여자들한텐, '니가 멍청한 탓'이라고 밖에는.. 도저히 다른 할말이 없을 것 같다.

    * 남자들은 그러겠지. 난 김성남이랑은 좀 달라, 난 솔직해! 여자들 역시 그럴꺼다. 난 유정이랑 달라, 쟨 얌체야! 그래봤자 인간인 이상, 다 도토리 키재기일껄. 남자관객들과 여자관객들 모두, 이 영화 속에 자신의 모습이 전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다.

    * 그렇지만 남자의"사랑해"와 여자의 "사랑해"에는 분명 차이가 있는 것 같다...아니, 차이가 있는 경우가 아주 많을 것 같다. 이 사실을 한번 더 느끼게 되어 슬프다기보단, 알게되어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 남자와 여자가 그렇게 따로따로 생겨먹은걸 어쩌겠나. 출신 별도 다르다잖아.

    * 김성남이 꾼 마지막 쇼킹한 꿈. 황수정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건 꿈 아니얏!!" ㅋㅋ

    * 이선균 나왔을 때 역시 웃음을 참질 못했다. 이선균.. 푸하하..정말 그러고보니 북한 유학생 역할 너무 잘 어울린다.

    * 김영호 연기 정말 좋았다. 머리 부시시 해가지고 벙벙한 표정에 추근대는 남자모습. 너무 예뻐. 아름다우십니다. 사랑해. 들을때마다 웃음이 났다. 마스크도 평범하게 생겨서 더욱 리얼하게 보였다. 예전에 황수정이랑 드라마 같이 했던 것 같은데, 둘이 참 잘 어울리는 듯.. 황수정도 예전에 이미지 망친거에 비해 연기력은 괜찮아서..뭐 나쁘지 않았다. 나이 들어서 얼굴살이 좀 처졌어두 여전히 이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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