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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x2 (Five Times Two, Cinq Fois Deux, 2004)
    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8. 9. 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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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x2 (Five Times Two, Cinq Fois Deux, 2004)

     프랑스 영화 자체를 별로 보진 않았지만, 내가 본 몇안되는 약간 심각한 프랑스 영화중 최초로 괜찮다고 생각된 영화다. 시간이 역으로 흐르는 방식이 굉장히 인상깊은 마지막을 만든 것 같다. 같은 사람들인데 처음과 끝이 그렇게 다를 수 있다니. 마지막 부분은 처음과는 완전 다른 이들의 대화와 표정을 보는 듯 했다.

      스토리와 관련해서 이 영화는 한마디로 지금 내가 봐서 좋을게 없는 영화인 것 같다.ㅋ 좀 위험한 영화라고 해야할까. 그렇지만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서로에게 싸늘하게 변해갔는지 디테일한 설명은 해주지 않는다. 약간의 단서가 있다면 신혼 첫날밤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그 사건 때문에 이후 마리옹이 파티에서 남편을 그렇게 놔뒀는지 모르겠고. 그때의 사건을 질이 알게되었다고 치면 그들의 삐그덕거림이 이해는 되지만, 영화에서는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저 뭉뚱그려서 남녀간의 사랑과 결혼이 이렇게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거라면 참 많이 비관적인 영화다. 마리옹의 부모님 모습만 빼면 말이다. 결혼이라는 것은 내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겠지만, 마리옹의 텅빈 눈빛이 말하는 그런 감정은 몰라도 좋으니 불행한 결혼생활로 삶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현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영화를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우리의 현재는 이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이겠고. 아마 우리는 이 이야기의 처음처럼 되진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겠지. 그들의 만남 역시 그 어느 커플 못지않게 로맨틱했다. 이미 있는 사랑도 버리고 갈 정도로 열렬했을텐데. 어쨌든 이건 비관적인 사랑 이야기. 결혼이라는 제도의 우스꽝스러움에 대한 이야기 정도쯤 될까? 많은 부부가 질이 그런 것처럼 아내나 남편대신 아들을 껴안으며 잠을 청하겠지, 그 포옹은 마치, 자식때문에 저 인간과 헤어지지 않는다, 라고 다짐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모든 커플이 마리옹과 질처럼 죄다 이혼을 하는 건 아닐테니까. 이렇게 생각하니 이건 단지 비관적인 영화가 아니라, 어쩌면 현실적인 영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슬픈 현실이지만, 결혼한 커플들은 유독 애써 외면하고 부인하는, 그런 식상해져가는, 변해가는 사랑과 부부생활에 관한.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흐르던 Paolo Conte의 Sparring Partner 라는 곡.
    끝나고도 한동안 몸을 고정시켜버리는 이런 영화와 이런 엔딩곡이 가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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