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포스팅/movie + d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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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Poetry, 2010)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6. 15. 23:55
"시는 어려운 게 아닙니다. 시를 쓰려는 마음을 먹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이 영화엔 좀 싫은 부류들이 많이 나온다. 그 인간들이 시타령을 하는 꼴이나, 시에 대한 반응들이 참 보기 싫었고, 같은 맥락에서 이 영화에 대해 별로 이렇다저렇다 긴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에 빵점을 줬다는 사람은, 아마 이런 주제 자체가 거부감 또는 이해불가인 사람일지도 모른다. 요즘의 세상은, 시가 시로서 대접받지 못한다. 순수한 사람이 순수한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하듯이. 이창동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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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맨 (a Single Man, 2009)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6. 15. 23:55
'삶의 의미' 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건 처음부터 존재하긴 했던 걸까. 생각없이 사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생각을 너무 깊게 할 필요도 없다. 생각을 깊게 해봤자, 확실히 정해진 몇가지 진리만이 기다릴 뿐이다. 우린 혼자왔다 혼자가며, 왜 왔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며, '삶의 의미'라고 믿어왔던 어떤 것들이 때론 왜 사라지는 것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며, 그것이 새로 나타날지, 영원히 없어진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그래, 어차피 그날은 오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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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Candy, 2006)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6. 15. 23:54
마약에 찌든 젊은이들이 너무 많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호주의 마약 관련 교육 영화, 로 쓰면 딱일 듯.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고, 또 이해하기도 힘들지만, 어쨌거나 결말은 맘에 들었다. 예상 외로 둘의 유대감이 엄청나게 끈끈했던 점은 참 감동이었다. 그저 지나가는 젊은 날의 방황이라고 보기엔 좀 많이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둘 다 정신차렸으니 오케이. 개인적으로 여자애 아빠가 너무 불쌍했다. 딸자식 이쁘게 키워놨더니, 꼬라지하고는.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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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택시 (Tokyo Taxi, 2009)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5. 23. 17:05
화질이 좀 아쉬웠고, 스토리가 어딘지 몇프로 부족하긴 하지만 , 일단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가 몇가지 단점들을 잘 커버해준다. 한일관계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하하! 웃어가며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영화.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봤다. 내가 일본인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웃음이 또 터져나오려고 한다. 푸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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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벨레 (The Wave, 2008)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4. 17. 22:33
얼마전 IPTV를 이리저리 돌려보다 그냥 아무거나 하나 찍어서 본 영화. 딱히 설명은 못하겠는데 어딘가 좀 어설프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내용은 참 흥미로웠다. 독재정권을 느껴보기 위한 게임이라... 우린 이런식의 독재에 익숙하지 않은가. 학교부터 사회까지. 아니 어쩌면 가정에서부터. 그걸 이 영화를 통해 눈으로 확인하며 새삼 느끼고 있자니 좀 섬뜩했다. 독재정권. 무정부주의. 극과 극은 통한다. 전부 미쳤다는 점에서. 좀 다른 얘기지만 난 이 학생들이 참 부러웠다. 우리가 저런 환경에서 공부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 아래는 이 영화에 대한 조효원 문학평론가의 글. 스포일러가 좀 있지만. 괜찮은 글. http://greenbee.co.kr/blog/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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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존 (Green Zone, 2010)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4. 14. 16:20
보다보니 아, 이 내용이군, 했다. 그런데 이미 보신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듯 정말 내가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주는 카메라 움직임 덕분에 쉴새없이 집중해서 본 것 같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릴만큼의 어떤 시원한(?) 액션영화스러움을 기대하고 봤지만, 꽤나 생각을 요하는 영화. 프레디는 우리 문제에 미국이 끼어들지 말하고 했다. 아직 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맷 데이먼의 포스가 아니라 그 착잡한 표정의 프레디다. 이 영화는 아마 프레디의 마지막 행동, 대사, 그리고 그 표정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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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디 에어 (Up In The Air, 2009)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3. 15. 23:08
스포일러 有 이륙 후 또는 착륙 직전의 지상의 모습과 보기만해도 흥분되는 공항/기내 모습, 미국 몇몇 도시들의 풍경, 매력 그 자체의 조지 클루니에 정신이 팔려 영화를 보다가 점점 내 안의 숨은 두려움이 스물스물 살아나는 걸 느꼈다. 그 두려움은 후반부로 갈수록 상승하다가 엔딩크레딧이 거의 다 끝나갈무렵 흘러나오는 곡을 들으며 절정을 이루었다. UP IN THE AIR -'불확실한 상태' 라는 뜻의 이디엄-을 후렴구로 하던 그 노래. 언제까지나 구름 속에 살 수는 없지, 언젠가 땅을 딛고 서야 해, 그렇지만 난 두려워 아직 구름 속에 있지. when you're up in the air... 아마도 내 두려움을 가장 크게 자극한 것은 '알고 보니 유X녀'의 그 장면이 아닌가 싶다. 그 둘이 이루어졌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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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미키짱 (キサラギ, 2007)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2. 15. 15:48
영화 내내 배경의 이동이 거의 없었고 등장인물도 몇명 딱 정해져 있는 까닭에 재미있는 연극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이미 연극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스토리가 독특하고 단단해서 연극으로 만들어도 무리 없을 것 같다. 빌린 사무실 한 곳에서 모인 다섯 남자, 배경음악이라봐야 약간 기괴한 아카펠라 살짝. 영화가 주는 감각적인 볼거리는 거의 없지만 소위 오타쿠들의 행동을 세심하고도 코믹하게 그려놓은데다, 마치 추리소설같은 짜임새 있는 진행에, 한 명씩 돌아가며 빵빵 터뜨려주시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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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2. 10. 23:12
웃으며 재미있게 봤다.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었다. 진짜 웃겨서 크게 웃기도 하고,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웃기도 하고, 코웃음을 웃기도 하고 황당해서 웃기도 하고 짜증나서 웃기도 하고. 그러나, 즐겁게 웃으며 이 영화를 본 것과, 이 영화가 내게 남긴 진짜 느낌은 전혀 별개다. 확실한 것은 만약 작년이나 재작년에 이걸 봤으면 지금과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을 거다. 어쨌든 철저히 객관적으로 봤을때 이 영화 자체는 참 괜찮은 영화다, 라는 얘기. 평범한 재료지만 양념맛이 참 매력적이다. 내가 생각보다 감흥을 못느낀 데에는, 더 솔직히 말하면 이상하게 불편함을 느낀 데에는, 꽤 여러가지 이유가 존재하는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와 영화와 관련된 이유가 반반쯤 될 것 같다. 조이 디샤넬의 무서운 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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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2010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2. 5. 00:01
스포일러 有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 남과 북에 관한 영화는 이젠 좀 식상하지 않을까, 라는 우려를 했는데 이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감을 주었다.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송강호 특유의 코믹연기가 정말 '빛을 발하는' 수준이었고 꽃미남 강동원의 연기력도 다시보게 되었다. 일단은 먹고 사는 문제, 돈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이한규(송강호)의 모습과, 슬픈 눈을 한 채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송지원(강동원)의 모습은 그대로 남한과 북한의 모습을 대표하는 듯이 보였고,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함께 하기 시작했던 그들의 화해모드 - 조상 앞에 나란히 절을 올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는데 그 순간 송지원의 눈물을 보고는 가슴이 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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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それでもボクはやってない / I Just Didn't Do It , 2006)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1. 24. 01:19
지하철에서 늘 경계만 해봤지, 죄없이 경계당하거나 누명을 쓰는 사람의 입장은 솔직히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하다. 그래도 약자인 여자들보다야 의심 조금 받는 쪽이 낫지, 본인만 결백하면 되니까, 라고 생각했었다. 이 영화는 그런 결백한, 지극히 평범한 시민인 한 남자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그 누명을 벗기 위해 공권력과 맞붙을 때 어떤식으로 무기력하게 깨져버리는지, 그 현실을 담담히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가 너무 담담해서 보는이의 뒷골을 확 잡아땡겨 버린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그저 가볍게 무시해주시는 법관 나으리.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힘든 그런 꽉 막힌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깨끗하고 차가운 화면들. 참... 망할 지하철 치한들이 사람 여럿 죽이는구나.ㅋ p.s.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무죄인 사람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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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 러브 (Fair Love, 2009)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1. 16. 00:00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데이트를 하는 그 짧은 장면들은 참 보기 좋았는데, 그건 바로 대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하나의 연기력 부족, 핵심을 모르겠는 긴 대사들, 공감안되는 오글거림, 안쓰러워보이는 50대 아저씨의 달리기, 25살 여자의 알 수 없는 주장들. 1) 오글오글 - 아저씨 예뻐요. 아저씨 신비로워요. 아저씨는 거기서 나오지 않아요. 누군가의 처음이란건 좋은거죠. 우리 다시 시작해요X5. 2) 그나마 기억에 남는 대사 - 사람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탁도 많이 하고 미운짓도 많이 하고,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가장 먼저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