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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핑 베토벤 / 협주곡 7번 2악장
    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07. 10. 2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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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2006)

    얼마 전 둘째동생이 시너스 포인트가 넘치고 넘쳐서 10월안에 포인트를 안쓰면 안된다기에 낼름 영화를 보러 갔었다. 그때 궁녀를 볼지, 카핑 베토벤을 볼지 고민을 했었는데, 시간도 그렇구, 궁녀가 그런 무서운 영화인줄 몰랐고, 무엇보다 호기심에 궁녀를 봤었다. (소재는 참 좋았으나, 자극적인 피나오는 장면이 쓸데없이 길게 나오고, 어색하게 귀신이 나와 별루였던 영화였다)  그때 카핑 베토벤을 보는거였다고 땅을 치고 후회하던 중, CGV VIP 고객인 막내동생이, 세명이 보면 한명 공짜인 표가 생겼다기에 오늘 우리 삼남매가 나란히 카핑 베토벤을 보고 왔다.
     이건 사실 나 혼자 봐야하는 영화였다. (궁녀같은 영화가 아니기에) 클래식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거 하나로 몇번이나 소름끼쳐가며 볼 수 있는 영화였지만, 그런거에 관심이 별로 없는 경우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특히, 9번 협주곡을 성공시킨 장면 그 후부터는.  한마디로 "코드" (이 단어는 그닥 사용하고 싶지 않다만) 가 맞는 사람끼리 봐야 좋을 영화인 것이다.
     둘째가 특히 영화가 길어질수록 옆에서 하품을 하며 몸을 움직였고, 내 옆에 앉은 남녀는 어이없게도 목소리를 내어 떠들고 있었다. 급기야 내가 "조용해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라고 까지 말을 해야했으니...어쨌든 오늘의 영화 관람 환경은 꽝이었다.
     이 영화가 맘에 들었던 점은 예상과는 달리 어설픈 러브스토리가 없다는거다. 정말 천재라고 밖엔 표현이 안되는 괴팍한 스승과, 그런 스승의 영혼을 느끼며 진심으로 존경하는 제자의 운명적인(?) 만남. 그리고 삐그덕거리던 관계에서 점차 서로 존중하며 서로 함께 음악을 완성해가는 그런 모습들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그들은 진정 손발이 척척 맞는, 이상적인 사제지간의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은 협주곡 9번 초연장면. 주인공 베토벤 역할을 맡은 에드 해리스는 그 장면을 위해 1년간 지휘를 공부했다는데, 그 사람... 그냥 베토벤이었다. 보는 동안 완전 온몸에 소름 쫙쫙 끼침. 마지막 마무리부분의 카리스마 넘치는 포스 절대 잊을 수 없다. 연주 끝나고나서 나도 그 관객들과 함께 박수칠뻔했다. 게다가 연주자들 속에 있던 안나가 나와서 베토벤을 돌려세웠을때 순간 폭발하듯 들리는 관객의 함성과 베토벤의 표정을 보고 눈물과 전율이.... (내동생이 보구 놀릴까봐 얼른 닦음).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렇듯, 괜찮은 연주회를 다녀온 듯한 느낌을 줘서 참 좋다. 여주인공은 예전에 트로이에서 짜증났던 공주였나..? 암튼 말도 안되게 일 만들어놓구 그래서 싫었던 캐릭터를 맡았었는데 이쁘긴 정말 이뻐서 기억에 남는 배우다. 두 주인공 모두 연기 너무 좋았다.


    Beethoven Symphony No. 7 in A major, Op. 92
    2. Allegretto

    (조금 지나야 소리 커짐)

     베토벤의 옆집에 사는 할머니가 흥얼거리던 협주곡 7번의 2악장. 완전 좋은 곡이다. 약간 구슬프지만 절제된 감정이 느껴지는 곡이라 너무 좋다. 집으로 오는 내내 흥얼거리다 음악 다운받아서 올린다. 예전 배낭여행때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두시간동안 서서 오페라를 관람했었다. 서서 보면 엄청 저렴하니까. 근데 신기했던건 나이많은 할머니들이 그렇게 많이들 서서 보는거였다. 조금 떠들었더니 조용히하라고 무서운 얼굴로 쉿!!! 그러던 할머니들.. 표정들이 너무나 진지해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들이 클래식에 목숨거네....아, 여기 비엔나지.....했었던..
    창문도 없는 불편한 집에 살지만, 베토벤의 옆집에 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새로운 곡을 들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너무 행복해하던 그 할머니를 보니, 그때 그분들이 떠올랐다.


    ** 아래는 유투브에서 퍼온 하이라이트 장면 (협주곡 9번 초연장면)
        영화를 아예 안보실분이거나, 이미 보신분만 보시기 바랍니다.

    <동영상 삭제>



    ** 사실.. 뭐 하나를 하더라도 베토벤의 그 정신을 따른다면...뭔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혼을 담아라...

    ** 영화관에서 목소리내서 떠드는 인간, 또는 전화받는 인간들은 제발 영화관 오지말고 집에서 DVD보면서 떠들어라. 진짜 몰상식해 보인다. 아마 내가 남자였다면 그 옛날 그사람처럼, "아저씨, 시끄럽거든여 예?" 하고 협박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관에서 난 가끔은... 굳이 말로하지 않아도, 한번 쳐다보는걸로 사람 확 쫄게 만들 수 있는..그런 얼굴을 가졌으면 하고 바랄때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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