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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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2010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2. 5. 00:01
스포일러 有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 남과 북에 관한 영화는 이젠 좀 식상하지 않을까, 라는 우려를 했는데 이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감을 주었다.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송강호 특유의 코믹연기가 정말 '빛을 발하는' 수준이었고 꽃미남 강동원의 연기력도 다시보게 되었다. 일단은 먹고 사는 문제, 돈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이한규(송강호)의 모습과, 슬픈 눈을 한 채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송지원(강동원)의 모습은 그대로 남한과 북한의 모습을 대표하는 듯이 보였고,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함께 하기 시작했던 그들의 화해모드 - 조상 앞에 나란히 절을 올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는데 그 순간 송지원의 눈물을 보고는 가슴이 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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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2예전 포스팅/thought 2010. 2. 3. 00:32
요즘은 세상에 별로 바라는게 없어, 더이상. 이라는 친구의 얘기로 시작된 대화는 기대치 - 이 세상에 바라는 기대치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정치에 대한 기대치, 직장에 대한 기대치, 사람 혹은 남자에 대한 기대치, 취미에 대한 기대치. 실망과 실망을 거듭하면 기대치는 자연스레 낮아진다. 우리가 아직 순수하게 갖고 있는 마지막 기대치는 각자의 취미에 대한 것. 그래도 그 분야에 대해서라면 아직 우린 꿈이란 것을 꿀 수도 있는 것이다. 기대를 아예 하지 않으면 실망도 하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기대를 안한다는 것은 인간의 욕망 자체를 없애는 것과 같은 소리인데, 시골에 내려가 최소한의 의식주에 책만 읽거나, 아예 득도할 요량으로 절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면, 이 사회에 묻어 살면서 기대치를 낮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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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eaning myself예전 포스팅/thought 2010. 1. 27. 00:22
나이를 먹어간다는건 나를 조금씩 버리는 거다.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 자신을 조금씩 잊어가는 거다. 내 자신을 잊으며 나와 연결되었던 많은 것들도 함께 잊어가는 과정이다. 일단 잊으려고 마음 먹으면 꽤 쉽게 잊을 수 있고, 그리고 더이상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어떤 것. 감정과잉에서 벗어나 눈을 뜨는 것. 냉소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 자주 나를 청소하며 버릴게 없는지 살펴보고 보다 넓고 깨끗하게 만들어, 나와 타인이 부담없이 함께 쉴 공간을 늘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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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전 포스팅/thought 2010. 1. 26. 01:31
내 사진 취미생활은 현재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이다. 그나마 사진과 관련해서 꾸준히 하는 일이란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혼자 욕을 하기도 하고 살짝 뿌듯해하기도 하며 리사이징과 약간의 보정작업을 하는 일. 어떤 사진은 과감히 크로핑을 해서 오리지날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내기도 한다. 발로 찍은 사진들을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연습을 한다고나 할까. 누군가는 보정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보정작업 역시 필수적인 부분으로 보는가 하면, 아예 보정작업을 메인으로 두는 사람도 있다. 어떤 결과물을 낼 수 있다면 모든 노력은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예전 사진들을 보면서, 이젠 단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사진을 더 많이 찍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여행과 사진은 서로 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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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それでもボクはやってない / I Just Didn't Do It , 2006)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1. 24. 01:19
지하철에서 늘 경계만 해봤지, 죄없이 경계당하거나 누명을 쓰는 사람의 입장은 솔직히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듯하다. 그래도 약자인 여자들보다야 의심 조금 받는 쪽이 낫지, 본인만 결백하면 되니까, 라고 생각했었다. 이 영화는 그런 결백한, 지극히 평범한 시민인 한 남자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그 누명을 벗기 위해 공권력과 맞붙을 때 어떤식으로 무기력하게 깨져버리는지, 그 현실을 담담히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가 너무 담담해서 보는이의 뒷골을 확 잡아땡겨 버린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그저 가볍게 무시해주시는 법관 나으리.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힘든 그런 꽉 막힌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깨끗하고 차가운 화면들. 참... 망할 지하철 치한들이 사람 여럿 죽이는구나.ㅋ p.s.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무죄인 사람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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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취향 테스트예전 포스팅/etc. 2010. 1. 16. 00:17
하드보일드 실용주의, "사막" 독서 취향 베르베르의 "개미"처럼 직설적이고 이성적인 책 좋아함 감상적인, 튀는, 빙빙 돌려 어렵게 말하는 책 싫어함 사막은 지구 표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기후대로, 매년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동식물의 생존에 무자비한 환경이긴 하지만 놀랍게도 사막엔 수많은 생물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가혹한 사막의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물과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극도로 실용적이고 보수적인 행동 패턴을 보인다. 실용주의, 현실주의, 냉정한 보수주의. 이는 당신의 책 취향에게 가장 적합한 곳입니다. 목마른 낙타가 물을 찾듯이: 낙타가 사막에서 물을 찾듯이, 책을 고를 때도 실용주의가 적용됨. 빙빙 돌려 말하거나, 심하게 은유적이거나, 감상적인 내용은 질색. 본론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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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 러브 (Fair Love, 2009)예전 포스팅/movie + drama 2010. 1. 16. 00:00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데이트를 하는 그 짧은 장면들은 참 보기 좋았는데, 그건 바로 대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하나의 연기력 부족, 핵심을 모르겠는 긴 대사들, 공감안되는 오글거림, 안쓰러워보이는 50대 아저씨의 달리기, 25살 여자의 알 수 없는 주장들. 1) 오글오글 - 아저씨 예뻐요. 아저씨 신비로워요. 아저씨는 거기서 나오지 않아요. 누군가의 처음이란건 좋은거죠. 우리 다시 시작해요X5. 2) 그나마 기억에 남는 대사 - 사람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탁도 많이 하고 미운짓도 많이 하고,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가장 먼저 잃는다.